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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배신’한 저커버그? – 자유와 통제의 경계선에서

by arena1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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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그 충격의 중심에는 의외의 이름이 있었다. 바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의 창립자이자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의 수장이었다.

정치조작의 도구 페이스북

 

 

그해, 페이스북은 수많은 가짜 뉴스와 정치 광고가 범람하며 미국 대선을 강타했다.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러시아발 계정들과 트럼프 지지자들이 활용한 페이스북 광고 도구는 전례 없는 ‘정치 조작의 도구’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저커버그는 침묵을 선택했다. 그는 정치적 중립을 주장했고, 플랫폼은 도구일 뿐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1. 페이스북, 트럼프의 암묵적 동맹?

2016~2020년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 페이스북은 비교적 트럼프 친화적인 정책을 취했다. 트럼프 캠프는 막대한 금액을 페이스북 광고에 쏟아부었고, 알고리즘은 분노와 분열을 퍼뜨리는 콘텐츠에 높은 도달률을 보장했다.

 

그 시기, 보수 성향 유저들의 유입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페이스북은 이를 막지 않았다. 오히려 광고 수익과 이용자 증가라는 숫자 뒤에 숨은 채, 정치적 책임을 피하려 했다.

 

한편, 트럼프는 빅테크를 비판하면서도,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을 덜 공격했다. 이는 일종의 ‘불편한 평화’였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2. 2020 대선, 그리고 균열의 시작

2020년,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이 치러졌고, 이때부터 저커버그는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다. 그는 페이스북 내 허위정보와 폭력 조장 게시물에 대한 대응 강화를 선언하며, 수천 개의 트럼프 지지 콘텐츠를 삭제하기 시작했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폭동 이후 발생했다. 폭동의 여파로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이 영구 정지되고, 페이스북 역시 트럼프의 계정을 "무기한 정지"시킨다.

이것은 정치적 중립을 외치던 페이스북이, 역사상 처음으로 전 대통령의 온라인 발언권을 직접 차단한 사건이었다.

 

그 순간, 트럼프 진영은 저커버그를 ‘배신자’로 낙인찍었다. 언론은 이를 ‘디지털 숙청’이라 불렀고, 공화당 내 강경파는 “빅테크 독재”라는 구호를 외치며 페이스북을 규제하겠다고 경고했다.

 

3. 저커버그의 선택, 실리콘밸리의 방향 전환

저커버그는 왜 돌아섰을까?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페이스북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이미지 실추가 글로벌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었다. 미국 내 혼란은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졌다.

 

둘째, 유럽과 미국 내에서 강화되는 ‘플랫폼 책임법안’(예: Digital Services Act) 등의 법적 압박이 커지면서, 플랫폼이 표현의 자유와 혐오 발언 사이에서 명확한 태도를 요구받게 되었다.

 

셋째, 저커버그 개인의 정치적 계산도 무시할 수 없다. 트럼프의 반지성주의, 음모론, 극우 세력과의 결탁은 장기적으로 페이스북 브랜드에 독이 될 수 있었다. 그는 기술 기업 CEO로서의 ‘합리성’ 이미지를 지키고 싶어 했다.

 

결국 저커버그는 ‘표현의 자유’보다 ‘플랫폼 통제’를 택했고, 트럼프와의 실질적 관계는 이때 완전히 끊어진다.

 

4. 반격, 그리고 정치 전장으로 끌려간 빅테크

트럼프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Truth Social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만들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좌파 독점 미디어”로 규정했다. 동시에 공화당은 ‘섹션 230 조항 폐지’ 등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를 외쳤고, 이는 2024년 대선에서도 주요 공약이 되었다.

 

저커버그는 그 사이에서 더 이상 중립을 가장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페이스북이 ‘유해 정치 콘텐츠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조정했고, 그 결과 보수 성향 페이지의 도달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5. 자유인가, 통제인가

저커버그가 트럼프를 ‘배신’한 것인가, 아니면 책임 있는 기술 기업가로서의 역할을 한 것인가? 이 질문은 쉽게 결론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커버그의 결정은 디지털 정치권력의 판도를 바꾸었다. SNS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이제는 '현대 정치의 전장'이 되었고, 플랫폼 CEO는 그 전쟁의 심판자가 되었다.

 

트럼프는 지금도 저커버그를 공격한다. “그는 자유를 배신했다”고. 반면, 기술계와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나마 책임을 진 유일한 CEO”라고 평가한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마무리]

 

정치는 언제나 권력의 재편을 동반한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권력은 코드와 알고리즘, 그리고 '플랫폼의 판단' 속에 숨겨져 있다. 저커버그가 택한 길은 단순한 배신이 아니라, 기술과 정치가 충돌한 시대의 자연스러운 결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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