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정말 미국 1%가 나라를 먹여 살리는 걸까?

by arena1 2025. 4. 21.

 

"미국 상위 1%가 나라를 먹여 살린다."

이런 말,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이 말은 부자들, 특히 초고소득자들이 미국 경제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미국의 1%가 나머지 99%를 먹여 살리고 있는 걸까요? 단순히 상징적인 표현인지, 아니면 실제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진실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의 경제적 힘: 숫자로 보는 현실

미국의 상위 1%는 전체 인구 중 단 1%에 불과하지만, 전체 부의 약 4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방 소득세의 약 40% 이상을 이들이 부담하고 있죠. 이런 수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봐라, 이 사람들이 세금을 많이 내니까 나라가 굴러가는 거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에도 일리는 있죠. 미국 정부의 주요 수입원이 소득세이기 때문에, 이들의 세금이 국가 재정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들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이 곧 ‘기여’일까?

상위 1%가 내는 세금의 양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곧 ‘경제를 먹여 살린다’는 의미로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버는 소득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이죠. 만약 어떤 사람이 100억을 벌고, 10억을 세금으로 낸다면 그는 10%의 세율을 적용받은 것입니다. 반면에, 중산층이 1억을 벌고 2천만 원을 세금으로 낸다면 세율은 20%가 됩니다.

 

절대 금액만 보면 상위층이 훨씬 더 많이 낸 것 같지만, 비율로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세금은 '절대치'만이 아니라 '부담 능력에 따른 공정한 분배'도 고려되어야 하죠. 단순히 세금을 많이 냈다는 이유로 경제에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고용 창출과 투자자본의 역할

"부자들이 기업을 만들고,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주장도 자주 등장합니다. 실제로 일부 상위 1%는 기업가로서 혁신과 고용을 주도해 왔습니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이 그 예이죠. 이런 인물들의 활동이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분명 큽니다.

 

그러나 모든 상위 1%가 이런 방식으로 기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 자산으로 돈을 벌고, 그 수익을 자본시장에만 재투자하며, 실질적인 고용이나 생산에는 관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먹여 살린다’는 표현은 경제 전체에 구조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뜻일 텐데, 단순히 자산 가치 상승으로 부를 늘리는 것이 그 기준에 맞는지는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경제적 불평등과 기회의 차이

상위 1%가 가진 부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은 정체되거나 실질 감소하고 있습니다. 교육, 의료, 주거 등 기본적인 삶의 질에서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죠. 이런 현실에서 '상위 1%가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말은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수단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서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수의 부유층에게 성장의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데이터가 말해주는 진실입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결국 경제는 한두 사람, 한두 계층이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청소하는 사람, 음식을 만드는 사람, 물류를 담당하는 사람,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 등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지탱합니다. 상위 1%가 세금을 내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아래 99%의 노동과 소비가 없다면 그들의 부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1%가 먹여 살린다’는 표현은 오히려 99%의 기여를 과소평가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모든 사회는 수많은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협업 속에서 굴러갑니다. 누가 누구를 먹여 살리는지가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결론

'미국 1%가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말은 절반의 진실과 절반의 허구를 담고 있는 표현입니다. 그들이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나머지 99% 없이는 그 역할조차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경제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태계입니다. 단순한 통계를 넘어, 우리는 더 넓은 시야로 경제와 사회를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