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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울리는 노래, 김영흠의 '가족사진' – 어머니께 바친 진심의 무대

by arena1 2025. 5. 7.

 

가끔 우리는 한 곡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의 인생을 엿보게 된다. 단지 멜로디나 가창력 때문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진심이 청중의 마음에 직접 닿기 때문이다. 2020년 JTBC '슈퍼밴드'와 MBN '보이스킹'에서 주목받은 실력파 보컬리스트 김영흠, 그가 서울예술대학교 재학 시절 부른 '가족사진'이라는 노래는 단순한 무대를 넘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사연을 품고 있었다.

 

엄마에게가족사진을 부르는 김영흠

 

이 노래는 2008년 가수 김진호(前 SG워너비)가 발표한 곡으로,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한 명곡이다. 하지만 김영흠이 이 곡을 부를 때는 단순한 커버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롯이 그의 삶과 연결된 고백이자, 가장 사랑했던 사람—어머니를 향한 편지였다.

 

"우리 엄마, 정말 멋진 분이셨어요."

 

김영흠은 무대에 오르기 전, 떨리는 목소리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향한 꿈을 키워왔던 그는 서울예대 보컬과에 입학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집안 형편 속에서, 홀로 아들을 뒷바라지한 건 그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늘 김영흠에게 말하곤 했다.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대신, 절대 포기하지만 마.” 그 말은 가난보다 무서운 것이 '포기'라고 생각했던 어머니의 인생 철학이었다. 하지만 그러던 어머니는 김영흠이 대학에 입학하고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셨다. 갑작스런 이별은 그를 음악 앞에서 다시 서게 만들었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아직도 엄마가 무대 밑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김영흠의 이 말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었다. 그는 어머니를 마음에 품은 채 노래했고, 그날의 '가족사진' 무대는 그런 그의 진심이 절절하게 묻어난 시간이었다.

 

진심이 만든 울림

 

무대 위 김영흠의 목소리는 특별히 기교가 화려하거나, 힘으로 누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노래를 통해 청중 모두를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초대했다. 떨리는 목소리, 때로는 울음을 참아가며 부르는 듯한 감정선, 그리고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던 당신”이라는 가사 한 줄 한 줄이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관중석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있었고, 심사위원들조차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무대가 끝난 후, 한 심사위원은 말했다. “이건 노래가 아니라 기도였어요.”

 

그날 이후 김영흠의 '가족사진' 무대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널리 퍼졌고, 수많은 이들이 그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저도 엄마를 일찍 여의었어요. 노래 들으며 많이 울었습니다.” “당신의 진심이 제 마음까지 닿았어요.” 같은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노래 한 곡이 한 사람의 삶을, 또 그 삶이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진다는 사실을 그는 증명해냈다.

 

노래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의 길

 

김영흠에게 어머니는 단지 가족 이상의 의미였다. 그의 음악 인생을 이끌어 준 나침반이자, 지금도 무대 위에서 함께 노래하는 또 다른 목소리이다. 서울예대를 졸업한 후에도 그는 다양한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전하고 있으며, 여전히 진심을 노래의 중심에 둔다.

 

그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기술보다 진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울리는 건 결국 마음이니까요.” 그의 이 말은 음악뿐 아니라, 삶의 태도 그 자체이기도 하다.

 

마무리하며: 우리 모두의 가족사진

 

김영흠이 부른 ‘가족사진’은 그만의 사연으로 시작되었지만, 들은 이들에게는 각자의 가족사진을 떠오르게 했다. 어릴 적 찍었던 흐릿한 흑백사진 속 아버지, 늘 부엌에서 바쁘게 움직이시던 어머니, 혹은 이제는 멀리 있는 형제자매들. 그 모든 기억은 김영흠의 진심 어린 노래를 통해 다시금 생생히 되살아난다.

 

그래서일까. 김영흠의 ‘가족사진’은 단순히 개인적인 헌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의 노래처럼 느껴진다. 잊고 있었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음악. 그것이 김영흠이 전한 가장 큰 선물이다.